Skip to content

정소슬의 詩내기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바람

by 정소슬 posted Apr 09,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바람

[시민의소리] 이홍길 고문 | 승인 2018.04.09 10:10

 

 

 

 

 202283_51867_1017.jpg

 

4.3 70주년 아침, 4.3이후의 삶을 설명하는 말 가운데 그 「황량한 길을 걷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4.3의 역사를 알고 나서야 비로소 그 황량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필설로 다 할 수 없는 원통함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했던 삶이 어찌 황량함에 그칠 수 있었겠는가를 곱씹어 본다.

 

해방이 되어 이제 새나라 건설에 들떠있는 20만 섬사람 가운데 3만 여의 군중이 3.1절을 경축하는 가운데 군정 경찰의 총격으로 6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것이 시작이고 단서가 되어 결국 3만에서 7만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살육되었고, 그들은 빨갱이 처단으로 정당화되었다. 이후 제주도는 빨갱이 섬이 되었다.

 

이러한 비극을 막아보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힘은 미약했다. 현지 군 연대장 김익열과 무장대 대장 김달삼(본명 김덕구) 사이에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협상이 이뤄졌으나, 경찰의 ‘오라리 조작’ 사건으로 협상은 깨지고 김익열은 해임되고 말았다. 그 후임으로 온 박진경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전 도민을 전부 몰살해도 좋다고 호언하다 동료 군인들에 의해 암살되고 말았다. 당시 서울신문(1948년 9월 25일자)은 박진경 암살의 문상길 중위의 마지막을 소개하고 있다. “22살의 나이를 마지막으로 나 문상길은 저 세상으로 떠나갑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군대입니다. 매국노의 단독 정부 아래서 미국의 지휘 하에 한국민족을 학살하는 한국군대가 되지 말라는 것이 저의 마지막 염원입니다. 여러분, 훌륭한 한국 국민의 군대가 되어 주십시오”란 말을 마지막으로 총살당하였다.

 

제주 4.3과 관련된 숱한 얼굴들을 떠올려 본다. 강경진압을 명령한 이승만과 조병옥, 잔혹 진압을 자행한 송요찬과 서북청년단, 도지사 유해진, 군정장관 딘 소장이 있는가 하면 협상수습을 주장하며 조병옥에게 멱살잡이를 당한 김익열이 있고, 이런 살벌한 상황에서 남에 의해 해방되어서 이런 꼴을 당한다고 오열하는 민정장관 안재홍이 있는가 하면, 군정 검찰총장 이인은 사태의 근본 원인을 관공리들의 부패에서 찾았고, 그러면서 ‘고름이 제대로 든 것을 좌익계열에서 바늘로 이것을 터뜨린 것이 제주도 사태의 진상’이라고 진단했다.

 

3.1절 집회 후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기 위한 제주도 전체의 총파업에 따른 자발적 철시가 이루어 졌다. 도지사 박경훈은 항의성 사직서를 제출했고 「도민에게 고함」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여 “해방된 오늘 아직도 완전자주독립을 실현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오는 앞날 우리의 통일민주독립을 위할 것”을 다짐하기도 하였다.

 

통일민주독립은 한민족 모두의 당위였고 해방 조국에 임하는 나라 사랑의 책무였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 사람들은 분단과 반 분단으로 나뉘었다. 분단세력은 단독정부 수립을 서둘렀고 반 분단세력은 남북협상에 최후 기대를 걸었지만, 북한의 주류도 남한의 주도세력과 마찬가지로 이미 정부수립에 나아가고 있었다. 남북의 주도세력은 각각 미국과 소련이라는 후견국을 배경 삼아 자신들의 주도권을 관철해가고 있었고 정부수립을 위한 조급증에 빠져있었다. 그러한 조급증은 그들의 후견국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의 기획과 실천은 한국인들의 삶과 생존을 파괴하고 분해하였다.

 

삶이란 나의 삶이자, 우리의 삶이고, 우리의 삶으로 살아왔던 한반도는 우리의 삶이 이루어지고 이루어져갈 공간인데, 우리의 운명과 우리의 터전에 대한 권력을 비정통적, 비민주적 세력들이 폭력으로, 더구나 외세를 뒷배 삼는 집단들이 장악해 가고 있었는데. 그들의 정치적 행위는 우리의 삶을 제약하고 훼손하고 멸절시키는 짓들이었다. 그들도 사람이고 한국 사람들이었다. 사람이 두려워져서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려한다.

 

그런데 시인 박노해는 그의 시 「다시」에서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설파한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사람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사람이 희망이다...」

 

박노해는 1985년 서노련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하다 1989년 사노맹 결성을 주도한 사람으로 본명은 박기평으로 함평 출신인데 노동해방을 염원한 나머지 필명을 ‘노해’로 삼을 정도였다.

 

희망도 절망도 사람에서 비롯되는데, 우리가 생존하고 생존해가야 하는데 절망을 근거 삼을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에 대한 희망을 붙드는데, 그냥 사람이 아닌 좋은 사람이 희망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좋은 사람은 분명 꽃보다 아름답다.

 

출처 : http://www.simin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283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Atachment
첨부 '1'
?

감동과 동감 사이 (자유 게시판)

between Impressed and Compathy (freeboard) / 누구의 눈빛 위에 그대의 입술 포개 볼 것인가?

  1. 01
    Feb 2019
    08:31

    [길상화] "그까짓 1000억,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그까짓 1000억,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과 그의 연인 자야의 사랑 [오마이뉴스] 19.01.31 16:33 l 최종 업데이트 19.01.31 16:33 l 임영열(youngim1473) ▲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
    By정소슬 Reply0 Views4
    Read More
  2. 31
    Jan 2019
    11:47

    백선기 군수 ˝칠곡인문학, 지역대표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

    백선기 군수 ˝칠곡인문학, 지역대표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 지자체 첫 인문학·평생학습 접목 세대 간 소통 등 삶의 질 높여 영화·시집·인문학 축제로 진화 신성장 동력·미래 먹거리 산업 성인문해 교육 통해 어르신들 '시가뭐고'완판 7쇄까지...
    By정소슬 Reply0 Views5
    Read More
  3. 30
    Jan 2019
    20:37

    [김복동 할머니 소천] 나비처럼 훨훨 날아 영면하소서!

    [광화문갤러리] 진정한 여성운동가, 김복동 할머니 뜨거웠던 삶 [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입력 : 2019-01-30 07:58 29일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연합뉴스] ...
    By정소슬 Reply0 Views4
    Read More
  4. 17
    Jan 2019
    12:44

    식민지백성의 서러움을 전해준 가수 고복수

    식민지백성의 서러움을 전해준 가수 고복수 [이동순의 그 시절 그 노래] [논객닷컴] 이동순 | 승인 2019.01.17 11:30 [논객닷컴=이동순] 때로 한 편의 시작품보다 유행가 가사가 더욱 절실한 느낌으로 가슴속에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그 까닭...
    By정소슬 Reply0 Views3
    Read More
  5. 14
    Jan 2019
    15:19

    울산작가회의, 제13대 회장으로 시인 임윤씨 선임

    울산작가회의, 제13대 회장으로 시인 임윤씨 선임 울산민예총에 가입하기로 (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2019-01-14 10:03 송고 | 2019-01-14 10:04 최종수정 한국작가회의 울산시지회 제13대 회장 시인 임윤씨.(한국작가회의 울산시...
    By정소슬 Reply1 Views21
    Read More
  6. 05
    Jan 2019
    08:19

    [故 임세원 교수의 영면을 빕니다] 고통의 공감, “동행의 언어”

    [정동칼럼]고통의 공감, “동행의 언어” 윤조원 | 고려대 교수·영문학 [경향신문] 입력 : 2019.01.03 20:32:04 수정 : 2019.01.03 20:33:26 . 새해를 맞는 우리는 행복과 건강을 비는 축원을 나눈다. 모두에게 고통이 덜한 삶을 기원하는 마음...
    By정소슬 Reply0 Views13
    Read More
  7. 28
    Dec 2018
    20:35

    [의인] 성탄절에 한강 투신 지체장애 여고생, 20대 특전사가 구조

    성탄절에 한강 투신 지체장애 여고생…20대 특전사가 구조 경찰 "즉시 한강 뛰어들어 붙잡은 덕에 생명 살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조현기 기자 | 2018-12-26 15:07 송고 | 2018-12-26 15:11 최종수정 크리스마스였던 25일 밤 서울 ...
    By정소슬 Reply0 Views18
    Read More
  8. 06
    Sep 2018
    08:46

    “교도소서 은박지에 꼭꼭 눌러 쓴 김남주 시, 눈물이 난다”

    “교도소서 은박지에 꼭꼭 눌러 쓴 김남주 시, 눈물이 난다” [한겨레] 등록 :2018-09-05 17:07수정 :2018-09-05 19:48 전남대 인문대 7일 김남주 기념홀건립 추진위 출범식 반독재 투쟁 ‘전사 시인’…510편 중 360편이 ‘옥중시’ 김남주 ...
    By정소슬 Reply0 Views83
    Read More
  9. 24
    Jul 2018
    09:11

    故 노회찬, 진보정치 걸음걸음 영원한 노동자의 벗

    노회찬, 진보정치 걸음걸음 영원한 노동자의 벗 3선 마지막 인연 '창원'…민생 현안 해결에 앞장 [경남도민일보]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8년 07월 24일 화요일 고(故) 노회찬 의원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지역구로 '...
    By정소슬 Reply0 Views72
    Read More
  10. 06
    Jul 2018
    19:12

    진주 박노정 시인 별세

    진주 출신 박노정 시인 별세 [경남신문] 기사입력 : 2018-07-05 22:00:00 시인이자 언론인 박노정 선생이 지난 4일 오후 7시께 지병으로 투병 끝에 타계했다. 향년 69세. 진주 출신인 고인은 남강의 맑은 정신이 깃든 시를 써온 지...
    By정소슬 Reply0 Views12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6 Next
/ 46

본 홈페이지는 XE 엔진sketchbook5 layout & board로 제작되었으며, 모니터 사이즈 1280x800 이상이면 무난히 볼 수가 있습니다.
Copyright ©2000 정소슬 All Rights Reserved. RSS
E-mail : moreunduk@hanmail.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