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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문단의 ‘미투’, 노시인의 ‘성추문’

by 정소슬 posted Feb 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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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문단의 ‘미투’

[매일신문] 2018-02-08 00:05:04

 

 

 

 

포털사이트 실시간 이슈 검색어 순위에 연이틀 ‘En 시인’이 오르내렸다. 이미 실명까지 알려지면서 당사자는 매우 곤혹스러울 터다. 그제 En 시인의 문제가 처음 인터넷에 뜨고 파문이 커질 무렵, 꽤 오래전 신문사 선배가 들려준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고인이 됐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J 시인’의 얘기다.

그도 ‘En 추문’과 비슷한 일로 문인들 입에 오르내린 당사자다. J 시인은 이따금 대구를 찾으면 꼭 쌍화차를 내놓는 다방에서 지역 문인들과 만났다. 그런데 옆자리에 젊은 여성 문인이나 독자, 다방 여주인이 앉으면 꼭 상대 여성의 손을 쓰다듬는 버릇이 있었다. 술자리에서 말 꺼낸 선배도 민망했던지 대충 말을 끊었고 ‘주책 맞은 늙은이’ 정도에서 그쳤다. 지금과는 사회 분위기가 다르던 때라 문단 야사나 기행(奇行)쯤으로 여겨 그냥 넘겨버렸다.

 

하지만 최영미 시인은 한 계간지에 발표한 시 ‘괴물’과 TV 인터뷰에서 작금의 문단 상황을 그대로 폭로했다. ‘En 시인’으로 대표되는 소위 문단 권력의 상습적이고 집요하며 경계를 넘어선 추태는 충격적이다. 이미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로 촉발된 박범신, 배용제 등 성폭력 파문 때 어느 정도 짐작은 했다. 그런데 우리가 그냥 흘려버리거나 묻어둔 이야기들이 결국 괴물이 되어 한국문학을 덮친 것이다. 게다가 최근 법조계 ‘미투’(Me Too) 파문에다 한국시인협회장에 선출된 감태준 시인의 과거 제자 성추행 추문까지 새롭게 불거졌다.

 

그동안 한국문학계는 ‘글 좀 쓴다’는 것을 벼슬로 여겼고, 문단 지명도는 우러러보기를 강요하는 훈장 그 자체였다. 서로 패가 갈려 칸막이를 만들고, 맞서면 끝까지 비틀고 부정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이런 이상한 풍토가 괴물이 자라는 젖줄이 된 것이다. En 시인이 60년간 100권의 시집을 낼 동안 저지른 숱한 추행도 알량한 문학의 이름 밑에 깔리고 덮였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괴물들이 싸지른 똥물’에 더럽혀진 독자의 상처다. 누가 나서서 씻어줄지, 또 한국문학이 그럴 힘은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어느 트위터의 지적처럼 ‘문학이란 이름으로 입냄새 술냄새 담배 쩔은내 풍기는 역겨운 입들’이 한국문학의 적폐로 남는 한 문학이 다시 일어설 공간은 매우 좁아 보인다. 괴물을 보고 놀라 또다시 입을 다문다면 사태는 더욱 어려워지고, 치유는 영원히 불가능해진다. 몸집이 아무리 커져도 괴물은 그저 괴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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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207006032


[설왕설래] 노시인의 ‘성추문’

관련이슈  :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세계일보] 입력 : 2018-02-07 23:32:46 | 수정 : 2018-02-07 23: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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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정신이 없을 때 신문 사회면에 ‘믿기 힘든’ 기사가 실렸다. ‘홀로서기’의 시인 서정윤이 여중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서정윤이 누군가. 1980년대 청춘들이 그의 시를 줄줄 외며 시적 감흥에 흠뻑 젖게 한 인물이다. ‘홀로서기’ 시집은 300만 부나 팔렸다. 그의 추락에 “어떻게 서정윤이…”라며 배신감을 느낀 이가 한둘이 아니었다.

 

“문단 내의 성추문은 더 가관”이란 소리는 그 일이 있은 얼마 후 듣게 됐다. 문화계 인사들과의 저녁모임에서다. 한 참석자는 알 만한 작가의 실명과 추행 사례를 열거하며 “조만간 (추문이) 터질 것”이라고도 했다. 취중에 한 말이었지만 머지않아 현실로 드러났다. 출판 편집자로 알려진 한 여성은 소설가 P씨가 “자신을 포함한 여성 일곱 명에게 술을 마시자고 강권한 뒤 옆자리 여성을 추행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발했다. P씨는 그 후 ‘은교 논란’까지 더해져 “선생님도 결국 ‘그런 유의 사람’이었나”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문단 성추문이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다시 터져나오고 있다. 최영미 시인이 지난해 12월 ‘황해문화’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이 그제 인터넷과 SNS를 달궜다. 실명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노털상(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는 ‘En’이 후배 작가를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한 글이다. 작품 속 ‘En’은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며,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인물이다. 당사자로 지목된 시인은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노시인에겐 “곱게 늙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학의 가면을 쓰고 신진 작가의 인권을 짓밟는 원로의 추한 민낯이란 지적이 많다.

 

문단 권력의 갑질을 돌아봐야 한다. 신진 작가들은 유명 작가들이 추천서나 서평을 써주어야 인정을 받게 되는데 이들의 무리한 접촉(?)을 거절하면 문단 내 자리가 없다고 한다. 추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태를 파악하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시인인 도종환 장관이 훤히 알고 있는 문단의 일이 아닌가.

 

박태해 논설위원

 

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207006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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