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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 문병란 선생님 전 상서 제26신(마지막 편지)

by 정소슬 posted Sep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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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무슨 청천벽력입니까?


선생님과는 지난해 연말 제 시집을 상재하고 저희 문학계 대 선배이시자 작가회의 대 어른이신 선생님께 부쳐드린 것이 인연이 되어
편지 왕래가 시작되어 바로 앞 달 8월 중순까지 이어졌었는데
소식이 끊긴 그 한 달 사이 암을 앓으셨다니......


며칠 전 추석 인사 차 배 한 박스를 부쳤는데...... 그것 채 뜯어 보시지도 못하신 듯하여(장례위원회측 말씀이 일 주일여 혼수상태이셨다 하시니) 더욱 죄스럽고 황망하기 그지없습니다.


부디 그간 무겁게 짊어지고 오신 민족 화합과 통일로의 염원을 이제 내려놓으시고 평안히 영면하시기를 빕니다.


이제 나머지는 우리 후배들이 이어나가야겠지요.


선생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존경하고 또 존경하였고, 선생님의 그 정신과 신념을 깊이깊이 사랑하였습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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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소슬 엎드려 광주 향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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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박스에 부친 짧은 편지>



선생님, 평안하옵시는지요?



그리 무덥던 여름도 언제 그랬냐는 둥 물러나고
옷을 자꾸 여미게 되는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계절의 순환은 이리도 이치를 거스를 줄을 모르는데
사람이란 동물이 하는 일들은 순리를 거스를려 안달하는 모습만 점차 범람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리 푸념부터 자꾸 하게 되어 송구합니다.


저는 저번 보여드렸던 다음 시집 『****』를 **사에 출판 의뢰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될지 안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반려된다해도 아쉬워할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좋은 소식이 온다면 선생님께 먼저 전해 올리겠습니다.



아무쪼록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옵고
무엇보다 건강과 편안한 날들이 되시기를 빌어 올립니다.


2015년 9월 22일
울산에서 정소슬 오랜만에 안부 전해 올립니다.



*. 이 짧은 편지가 마지막일 줄을 몰랐습니다. 다행히 제가 초안을 한 후 편지를 쓰는 버릇이 있어 이 내용을 여기 붙일 수 있네요.

부디 그곳에 가셔서는 몸 아플 일 마음 상할 일 없이 평안한 날들이기를 빌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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