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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 문병란 선생님 전 상서 제23신

by 정소슬 posted Jul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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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 선생님 전 상서 제23신

 

 

 

    문병란 선생님 전 상서

     

     

    지난해 시집을 내고서 모 신문 기자가 "어째서 시를 쓰게 되었나?" 묻길래

    "우발적 운명이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고, 호의적이지 못한 내 삶이 시를 쓰게 만든다"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시는 울분이고 하소이고 저항이지요.

     

    어느 계간지에서 '왜 시를 쓰는가? 나에게 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합니다.

     

      신경림 시인께서는

      등단직후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사회에서 과연 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고민으로 10년간 시를 쓰지 못했고, 70, 80년대엔 시는 시대에 대한 대답이 돼야한다는 명제에 충실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시를 쓰고 싶었다고 돌아본다. 그리고 삶을 관통하는 시에 대한 여러 고민 끝에 지금은 시를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삶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요즘은 나무를 심는 기분으로 시를 쓴다. 내가 심은 나무가 아무리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단 열매를 맺어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사람, 아는 사람에게는 큰 기쁨을 줄 터"라는 그는 "그 나무가 오늘의 나의 삶, 우리의 삶이 심은 나무요 키워낸 나무일 때 그것이 주는 기쁨도 진정한 기쁨이 되리라"고 말한다.

       

      "시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편하게 해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 고통스럽고 피 말리는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천양희 시인은 "시집이 너무 많고 시인도 너무 많아 가끔 멀미가 날 때도 있지만 어떤 일도 시만큼 나를 살게 하는 것은 없다"고 답한다.

       

      그는 "시 외에 어떤 삶도 의미가 없으며 시는 운명같은 존재"라며 "내 삶에서 시는 단독정부의 수반처럼 무서운 권력을 쥐고 있다. 좋은 시는 내 정신의 르네상스를 맞게 해주고 나쁜 시는 나를 정신의 이방인으로 만든다"고 한다. 천씨는 "시의 가장 큰 의미는 살아있는 자로서 나를 늘 질문자의 위치에 서게 하고 각성자의 위치에 서게 해준다는 사실"이라며 "작은 벌새도 1초에 90번이나 제 몸을 쳐서 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 바다는 하루에 70만번씩이나 파도를 쳐서 새로워지듯 나 역시 내 몸을 쳐서 시를 쓰고, 쓰는 순간에만 존재하는 시인이다"라고 말한다.

       

      시인 이원씨는 어린시절 오빠와 아버지를 잇따라 잃은 개인적 경험을 털어놓으며 시를 통해 깊은 상처를 바로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번도 정면으로 쳐다본 적이 없던 죽음을 통과하지 않으면 내가 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용기가 생겨났고 그 시를 쓰고 나서 그 누구에게서도 받지 못한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세상은 늘 낯설었는데 시를 쓰면 세상의 어딘가와 닿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를 쓰는 순간의 나는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석남 시인은 "형편없는 시들과 시를 둘러싼 난삽한 속물적 거래들이 접할 때마다 시를 써야하나 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시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투명한 창이고 눈이고 결국 나에게 구원이다"고 밝힌다. 김혜순 시인은 "우리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 부재하는 것을 지금 여기 내 앞에서 보려고 시를 쓴다. 나는 평생 있는 것 속에서 일평생 살다 가지만 시인으로 사는 동안 없는 것 속에, 멀리서 온 것 속에서 살 수 있다. 시를 통해 부재하지만 존재하는 것을 쓰고, 이를 통해 모든 경계에 있는 것을 허문다"고 말한다.

      (이 글은 <대산문화> 2004년 겨울호 특집에서 발췌)

     

     

    다들 내로라할 시인들이라 다양한 답을 내놓았지만 정작 시대의 고민은 보이지 않아 절박하게 다가오는 말들은 없군요. 하긴 노무현 정부 내내 시끄러웠던 시절이라 말을 아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에는 시인들 입보다는 외화벌이에 나선 프로선수들의 국위선양 성적이 더 국민을 위로하던 시절이었죠.

    충남 공주 출신의 박찬호 선수가 고국에 와서 모 문학잡지와 인터뷰한 내용이 화제가 된 적 있었는데 그 내용은 이랬습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가 최근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를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시'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어려운 순간마다 문병란 시인(1935~)의 '희망가'를 읽으며 다시금 희망을 수혈받는다"며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참 좋은 시"라고 말했다.

      월간 '현대시'는 창간 20주년 기념으로 2010년 1월호 '명사 인터뷰' 코너에 13쪽을 할애, 박찬호의 인터뷰를 실었다.

      박찬호는 월간 '현대시'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도전, 좌절의 순간과 부활이 깃든 야구 인생을 소개하면서 문학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야구인생에 가장 위안을 준 시로 문병란 시인의 시집 '인연서설'(1999)에 실린 '희망가'를 꼽으며 "시련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며 현재의 심정을 털어놨다. (충청일보 2010. 1. 13일자에서 발췌)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연마석으로 입증되었던 선생님의 시 「희망가」가 그 가치를 재화인하는 모 광고회사와의 저작권료 장밋빛 흥정 소식 정말 반갑습니다.

    모쪼록 흡족한(합당한) 대우를 받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야 죽자사자 시에 매달리는 후배들에게도 희망가가 될 테니까요.

     

    울산에는 지금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들입니다.

    이러다 장마가 물러가는 날이면 살인 땡볕이 될 테지만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건강하시고 또 건강하십시오!

     

    2015년 7월 21일

     

    울산에서 정소슬 올립니다.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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