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속도’ 낸다
[경향신문] 글·사진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 입력 : 2020.07.30 21:04 수정 : 2020.07.30 21:07
민간 주도 추진위 본격 가동
“수많은 독립지사 배출한 곳
부끄럽지 않은 후손 돼야죠”
이상호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지난 27일 대구 달서구 대구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사무실에서 독립지사들의 활약상을 설명하고 있다.
내년 착공 2024년 완공 계획
522억 건축비 마련 과제로
“대구는 무수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인데 독립지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돼야죠.”
지난 27일 대구 달서구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호 대구독립운동기념관건립 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56)은 기념관 건립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를 포함한 7명의 추진위원들은 이날 첫 운영위를 열고 건립 방향과 일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민간 주도로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건립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 20일 발기인 대회를 개최하고 건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기인에는 김상동 경북대 총장,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태오 대구은행장 등 학계, 정계, 경제계 등 354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구는 무수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성지이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1910년대 대표적인 무장항일단체인 대한광복회 지휘장 우재룡,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 국채보상운동의 주역 서상돈 선생 등도 대구 출신이다. 여성 의열단원 현계옥, 최연소 신민회 회원으로서 순국한 구찬회 등도 지역을 빛낸 인물이다.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을 보면 대구의 독립유공자 수는 159명(1925년 기준)이다. 당시 인구 비율로 환산해 보면 서울(427명)의 1.6배, 부산(73명)의 3배, 인천(22명)의 5배에 이른다.
독립지사 176명이 순국한 대구형무소는 서대문형무소(175명)와 함께 대표적인 항일현장이었다. 이런데도 대구에는 독립지사를 기리는 공간이 없어 기념관 건립은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다.
기념관 사업은 우대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가 2018년 건립부지를 기부하면서 물꼬를 틔웠다. 독립지사 우재룡 선생의 장남인 그는 동구 용수동 사유지 4만7516㎡를 기념관 부지로 내놓았다. 이때부터 독립지사 후손과 시민들로 구성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가 지난 6월 추진위를 구성하고 건립사업에 고삐를 당겼다.
추진위는 내년 중으로 기념관을 착공해 2024년 완공할 계획이다. 기념관(지상 3층, 8160㎡)에는 대구형무소역사관과 독립운동역사관, 체험학습관 등이 들어선다. 문제는 522억원에 달하는 건축비와 연간 7억여원에 이르는 운영비 마련이다.
추진위 측은 시민 모금운동 등으로 일정액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이상호 위원장은 “기념관 건립에 시민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시민 자긍심 고취는 물론 국론을 통합하는 의미있는 장소가 되도록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7302104005&code=62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