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가 가렵다
2nd Poetry collection 『Groin itches』 / 제2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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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Apr 201017:01
notice
나는 야한 슬픔이 좋다.
고흐의 'sorrow(비탄)'이란 표제가 붙은 그림이다. 나는 이런 그림이 좋다. 이런 야한 슬픔이 좋다. 우린 지금 너무 가식적, 가학적 행복에 심취해있는 건 아닐까? 책 구입하기 인터넷으로 구입하기 : => [알라딘] 정소슬시집 사타구니가 가렵다 출판사 직접...By정소슬 Views4437 -
19Jul 201423:40No Image
세상의 혀·3
세상의 혀·3 얼마 전 동남아 쓰나미로 수만 목숨을 단번에 날름했다는 소식에 거참 혀도 어지간히 큰 혀였나 보다 했는데 지금 내가 앉아있는 정자 앞바다, 를 핥고 있는 혀를 보니 길긴 길다 어디 저 길이 만일까 지구를 두르고 있는 해안선, 은 모조리 그의 ...By정소슬 Views241 -
19Jul 201423:39No Image
무두못
무두無頭못 대가리가 없는 못이 있었다 상식에 벗어난 이 못이 앞뒤 불분명한 기형의 이 못이 목수들도 금기시할 이 못이 정착은 꿈도 못 꿀 이 못이 반려 없이 평생 떠돌거나 전생으로 되돌아가야 할 이 못이 내로라하는 장안의 가구들 모조리 꿰차고 안방을 ...By정소슬 Views299 -
19Jul 201423:38No Image
길가의 퍼포먼스
길가의 퍼포먼스 길가다 멈칫 멈춰 서서 벽에서 펼치는 담쟁이의 늦가을 퍼포먼스를 구경한다 무서운 기세로 벽을 오르던 담쟁이 찬바람에 발목이 꺾여 길이 멈추었다 한때 그의 자랑이었던 무성한 잎들이 무서운 질주의 금속성으로 말미암아 시뻘건 녹으로 둔...By정소슬 Views166 -
19Jul 201423:38No Image
스프링보드
스프링보드 - spring board 이제 봄입니다! 활짝 봄입니다! 수십 년 그린벨트로 묶였던 땅에 공사현장이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내 걸렸다 저 땅, 아아 저 땅이 동토凍土였구나 지난겨울 어느 놈이 불을 질러 40년 된 수목들 모조리 잿더미로 둔갑시켜놓더니 저 ...By정소슬 Views241 -
19Jul 201423:37No Image
박치
박치拍癡 나는 음치다. 정확하게 말하면 박자를 제대로 못 맞추는 박치라고들 하는데 박치과 원장 친구놈이 글쎄 이런다, 자넨 들쭉날쭉한 구강구조가 엇박자의 원흉이라고 그래서 내 구불구불한 강줄기에 못줄 퉁겨 쇠 그물 엮고 콘크리트 쳐서 엇박자의 물소...By정소슬 Views234 -
19Jul 201423:32No Image
내 나이
내 나이 보나 마나 듣는 둥 마는 둥 눈과 귀가 두 개씩인 까닭을 이제 조금은 알 듯도 한데 먼 곳은 멀어서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은 가까워서 안 보이고 징징대는 헛소리들에 이명마저 나타나 들어도 모르고 안 들어도 모르고 눈은 눈대로 귀는 귀대로 덜미 벗...By정소슬 Views188 -
19Jul 201423:30No Image
---------- 제3부 ----------
제3부 갯둑에서 자발적 항거에 대하여 노을 단상 불의 시대 어제 내린 꽃비 고압선 탁류 미국자리공 평택벌 영가 부대찌개 아토피 불여귀 틈 가녀린 풀 한 포기가 내가 아직 내가 아니었을 때 번창하는 나무By정소슬 Views243 -
19Jul 201423:30No Image
갯둑에서
갯둑에서 갯둑에 바람이 분다 먹구름 몰아친다 누군가 다급하게 외친다 엎드려라 엎드려야 산다 납새미처럼 납작 엎드려 나는 생각한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단지 살기 위하여 풀처럼 엎드려 비바람을 즐겁게 하느니 갯돌처럼 드러눕자 드러누워 저항하다 저항...By정소슬 Views163 -
19Jul 201423:29No Image
자발적 항거에 대하여
자발적 항거에 대하여 내 어린 날은 겨울이 봄보다 좋았지 적당한 구속과 보살핌이 더 포근했던 시절 강가 얼음판 아래엔 방울방울 가빠진 호흡들 스케이트 날이 그 숨구멍에 빠져 와르르 무너져버린 겨울 한복판 간신히 기어 나와 와들와들 떨고 있는 질린 속...By정소슬 Views193 -
19Jul 201423:29No Image
노을 단상
노을 단상 - 망월묘역에서 퀭한 달빛만이 우리의 희망이었나 우리가 기댈 유일함이었나 당시 횡행했던 캄캄한 말들 산하를 장악한 시커먼 터무니들이 골목골목 기어 다니고 그에 맞서던 어린 혈기들이 무자비 도륙당하던 밤 참혹했던 그 밤 날뛰는 심장을 똥통...By정소슬 Views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