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첫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by 정소슬 posted Mar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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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출간! 상처받은 순간들의 기록

[뉴스페이퍼] 김보관 기자 | 승인 2020.03.1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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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 = 걷는사람]

 

폭력적 상황에 놓인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이소연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걷는사람)”가 출간되었다.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로 데뷔한 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온 이소연 시인은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에서 말하기 방식에 대해 주목한다. 말함과 말할 수 없음 사이에서, “그냥 바라만 봐야 하는 폐허”(‘문 없는 저녁 - Angeles City 2’)에서 더듬거리거나 주저하며 한마디씩 이야기한다. 이 주저함은 시적인 언어, 머뭇거림과 이야기함으로 변주된다.

 

연작시 ‘철’에서 시인은 유년기부터 겪어 왔던 ‘철’에 대한 상처를 이야기한다. “나는 여섯 살에/철조망에 걸려 찢어진 뺨을 가졌다”(‘철’). 처음 얻은 상처 이후 그녀는 ‘철’의 폭력성을 일상에서 느끼고, 자신과 공동체의 상처를 내면화하며 점점 익숙해져 간다.

 

상처를 얻었을 때 “아무도 나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상처는 봉합된 동시에 더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았다. 상처가 흉터로 남듯 폭력성은 기억의 밑바닥에 가라앉았을뿐 사라지지 않았다. 이후 시인은 부당함과 폭력성에 침묵하면서 ‘철’의 변주곡에 의해 끊임없이 고통받고 머뭇거리고 신음하고 그것을 노래한다.

 

이소연 시인의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표지 [사진 제공 = 걷는사람]

 

문학평론가 선우은실은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오늘”과 “말한다”는 시제가 현재성을 띤다는 것, 둘째, “‘나’는 죄로 가득한 세계에 대한 인식을 여전히 지니면서 이제 그것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말’”함이다. 이소연의 시는 지금 이 지옥에서 말함으로써 세계를 기록하고 다시 살고자 하는 의지를 획득한다.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에는 수없이 상처받는 순간들이 기록되어 있다. 동시에 상처받으며 우는 소녀들, 천천히 죽어가는 소녀들의 목소리가 연주된다. 이 목소리는 특정 지역의 목소리가 아니라 더 넓은 세계 모든 여성의 목소리로 확대되어 간다. 국가를 넘어선 여성/약자들의 목소리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절규한다.

 

“제발 살려만 주세요//제발 잠 좀 자게 해주세요//우리는 국가 없는 사람이 아니에요//아니 국기만 있고 국가 없는 사람이 맞아요//적에게 발이 묶여 본국에서 썩은 나무 취급을 받았어요//우리는 난파된 사람, 아니 묘지 없는 무덤이랍니다”(‘문 없는 저녁-Angeles City 2’ 부분).

 

이 목소리는 최초에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던 순간을 되새기는 시간이며, 그 이후 너무나 당연하게 인식된 철의 세계로부터 도망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다.

 

출처 :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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