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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슬의 詩내기

[이용악] 오랑캐꽃 外

by 정소슬 posted Apr 10, 2010

[이용악] 오랑캐꽃 外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태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년이 몇 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께
울어보렴 목 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 <인문평론> 1940. 10


  * 도래샘 : 도랑가에 저절로 샘이 솟아 빙 돌아서 흘러 나가는 우물(샘물). '도래'는 '도랑'의 함경북도 방언.
 * 오랑캐꽃 : 제비꽃, 병아리꽃, 씨름꽃, 봉기풀(함경도), 장수꽃(강원도) 등의 이칭이 있음.

 


소원

 


나라여 어서 서라
우리 큰놈이 늘 보구픈 아저씨
유정이도 나와서
토장국 나눠 마시게
나라여 어서 서라
꿈치가 드러난 채
휘정휘정 다니다도 밤마다 잠자리발
가없는
가난한 시인 산운이도
맘놓고 좋은 글 쓸 수 있게
나라여 어서 서라
그리운 이들 너무 많구나
목이랑 껴안고
한번이사 울어도 보게
좋은 나라여 어서 서라

 


<시인의 약력>
lee_young_ak.jpg   이용악 (李庸岳 1914∼1971)
  1914 함북 경성군 경성면 출생. 경성보통학교 졸업
  1935 <신인문학>3월호에 시 <패배자의 소원>을 발표하며 등단 
  1939 일본 동경에서 상지대학 신문학과 졸업 김종한과 더불어 동인지 <二人>을 발간 
  1939 귀국하여 최재서다 주관하던 <인문평론>지 기자로 근무 
  1946 조선문학가동맹 회원으로 가담. 중앙신문 기자 
  1949 <남로당서울시문화예술사건>에 연루되어 군정당국에 피검
  1950 6·25 당시 월북
  시집으로 <분수령>(동경삼문사, 1937), <낡은 집>(동경삼문사, 1938), <오랑캐꽃>(아문각, 1947), <이용악 현대시인전집1>(동지사, 1949), <이용악시선집>(창작과비평, 1988), <복쪽은 고향>(고려원, 1989),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문학사상사, 1989) 등이 있음.

 

Who's 정소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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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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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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