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마니반메훔
-시궁
때로 물으시기를
왕년의 영광 다 팽개치고
시궁의 삶, 수렁 맨 밑바닥 십 수년을
어떻게 살았느냐고 물으시는데
어떻게 견뎠냐고 물으시는데
나는 이미 바닥이 아니옵니다.
주위의 촉촉했던 시선들 모다 말라버린 이곳은
몸만 뉘면 포근한 잠자리가 되는
천상의 요람이요, 지상 최고의 유토피아랍니다.
시장잡배들의 시뻘건 눈빛과 매일 뒤채야했던
지난, 그 치열함 몽땅 버리고 나니
얻는 건 없어도 그만큼 버릴 것도 적어져
한결 가벼운 삶이나이다.
한결 행복한 여생이나이다.
(2010. 8. 13 정소슬)
옴마니반메훔(Om Mani Pedma Hum)
이 음악의 출처는 [불교인터넷음악방송국]이며, 상업적 사용은 저작자(불교인터넷음악방송국)와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덕지덕지 세월 묻은
저 나락,
평생의 반려라 여겼던 내 연장도
저기 빠져 헤어날 길을 잃고
시큼털털
시궁의 한 부분이 되어
늙어가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