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정소슬의 詩내기

이등병 아들 면회

by 정소슬 posted Apr 17,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이등병 아들 면회

2009년 12월 19일-21일


 

 

 


8월 말에 입대했으니 넉 달만에 아들을 보러 가는 길이다.


무궁화호 1622호 청량리행 저 열차다.








얼마만의 기차 여행인가, 까마득하다.





추운 날씨에


둘 모두 완전무장을 했다


열차가 들어온다.





벌써 눈물이 고인 이 사람.





식당칸에서 맥주를 한잔 했다.











무려 6시간 반이나 걸려 도착한


양평역


오후 4시쯤, 방부터 잡았다.

예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9시 이후래야 면회가 된단다.


처음 보는 참벼루 삼겹살











술이 빠질 수 없지.



아침 일어나 8시 반경에 부대에 도착해 면회 신청을 했다.



아직 이등병이라 부대 입구에 있는 결전회관(사단에서 운영)에서만 면회가 허락되었다.


비염은 괜찮나, 밥은 잘 나오나, 선임들 잘 해주나... 등등등

엄마 혼자 속이 탄다.


곰 같은 이놈, 그저 그렇지 뭐!





모자를 벗었다, 썼다...  이등병이 확실하다.








어젯밤 먹은 삼겹살도 아직 소화가 덜 되었는데

또 삼겹살이다. 메뉴는 많아도 별 게 없다. 그리고 애가 그게 먹고싶다 하니...





옆에 앉아 익은 고기를 계속 애 접시로 나른다.


그저 이쁘기만한 내 아들,


많이 먹어라!





기념 촬영


얼굴이 좀 풀린 거 같다.











배가 부르니 잠이 오는가 보다.


30여년 전, 3년간이나 썼던 군모

이등병 시절은 생각도 안 난다.

뭘 했는지..., 무슨 생각들을 주로 했는지...,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끝난 거 같다.


당시 내가 근무한 곳은 여기보다 조금 북쪽인 파주, 연천 그 일대다.

사단 구역에 북한('북괴'라 했다)의 땅굴이 발견되고,

10.26(중정부장 김재규의 박정희 대통령 암살사건)에, 12.12(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에 의한 정권 탈취)가 터지고

5.18광주사태(당시엔 '광주민주화운동'이란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에 이르기까지,

 말년(제대 3개월 전쯤일 게다)엔 북쪽의 무장공비까지 내려와

전방 수 개 사단을 휘저어놓고(매일밤 논두렁 아래 은폐비트를 파고 그 속에서 밤새 보초를 서야 했다) 탄약고에서 훔친 대전차지뢰로

 철조망을 폭파한 뒤 유유히 올라가 버린 사건까지

일촉즉발,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 엄혹한 세월이었다.

그럼에도 남자라면 주어진 군 생활은 꼭 해야한다!고 강변하는 것은

어찌되었던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고, 무상의 애국심을 가져볼 귀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제대 후엔

나라보다, 단체보다, 옆사람보다 더욱 더 철저한 개인주의로 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냉혹한 세상이 엄연한 현실이다.

더러는 국가간 스포츠 시합 등에서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걸 대단한 '애국심'이라 칭하는데

솔직히 그건 자신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흥분한 것일 뿐이고, 또 그런 광란의 스트레스 해소일 뿐이다.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지금은 우리 때처럼 무조건의, 막무가내의 세월이야 아니질 않겠는가?

 

 

아들이 입대하기 전 쓰둔 시를 붙여 본다.

(바로 위 내용들이지만...)

 

 

 

 

입대하는 아들에게

 

 

 

아들이 군에 간다는 소리에 아내는 벌써

한 달째 전전긍긍이다

사내자식이 군에 가는 일이 무슨 대수냐는

내 말에 배신감마저 느낀다며 아예 날 버려 두고

아들을 따라 입대해버릴 태세인데

저 펄펄 끓는 피에 무슨 보약이 필요하다고

불필요한 예방주사는 또 왜 맞히는지

예비 안경에다 비상금 주머니까지 한마디로

나날 완전군장을 꾸리고 있다

아내는 지금 사선으로 나서는 아들을 엄호하기

위한 5분대기조가 된 비장한 모습이다

그 설레발에 아들도

나날 긴장감이 더해 가는 모습이 역력한데

 

30년 전, 더플백을 푼 바로 우리 사단에

적의 땅굴이 발견되고,

대통령이 부하의 총에 서거하고,

탱크를 앞세운 신 군부가 서울로 진격하고,

정권을 물려받은 새 대통령이 곧바로 하야하고,

신 군부 수장이 체육관대통령으로 등극하고,

부마사태에다 피의 광주사태가 연달아 터지고,

그 와중에 또 땅굴이 발견되고,

북에서 내려온 무장공비가 전방을 휩쓸고

탄약고에서 대전차지뢰를 훔쳐 철책선을 폭파하여

유유히 북으로 올라가 버린 사태까지

제대하는 날까지 잠잠할 날이 없었던

일촉즉발의 숨막히는 3년을 보내고 나온 내가

 

아들에게 충고해줄 말은

남자라면 다 가는 군대, 너무 긴장해서도,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사고나기 십상인 그곳이니

당당하고 침착하게 임하라는 말!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네 자식이 군에 갈 즈음엔 이미 통일이 되어

아빠의 이런 충고가 필요하지 않았음 하는

희망사항을!

 

(2009. 6. 24)

 

 




아빠는 아직도 기억한다. 1291***1......


귀대 시간이 가까워 마지막 찍은 사진.

 

몸 성히 잘 근무해라!

 

애를 귀대시키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동대문에 도착


애 엄마 옷이나 하나 사줄 참인데...


밤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하룻밤 묵을 방부터 잡고


양평보단 훨씬 깔끔하고 청결하다.





동대문 시장 일대를





밤새





돌고돌아


겨우 아내의 밍크 목도리 하날 사고


다음날 아침, 늦도록 자고


울산행 열차 안


아 그래, 내건 이 모자 하나(단돈 만원)...




 

 

 

 

 사진 촬영 & 편집 : 정소슬

 

 

<끝>

  

Who's 정소슬

profile

브랜드 : 정소슬
메이커 : 1957년식 울산 産
성능/직업 : 비정규직
취미 : 긁적이기, 똥폼으로 사진 찍기
잡기 : 음치, 몸치, 길치... 등 중증 치과환자

?

부치지 못한 편지

unposted Letter / 부치지 못한, 혹은 부칠 수 없는......

  1. 16
    Aug 2014
    12:10

    [Pope Francis] 축복의 k!ss

    ...
    By정소슬 Views1071
    Read More
  2. 28
    Apr 2014
    20:49

    [세월호 참사] 천 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By정소슬 Views475
    Read More
  3. 13
    Aug 2010
    14:53

    옴마니반메훔

    옴마니반메훔 -시궁 때로 물으시기를 왕년의 영광 다 팽개치고 시궁의 삶, 수렁 맨 밑바닥 십 수년을 어떻게 살았느냐고 물으시는데 어떻게 견뎠냐고 물으시는데 나는 이미 바닥이 아니옵니다. 주위의 촉촉했...
    By정소슬 Views2375
    Read More
  4. 02
    May 2010
    17:10

    각시붓꽃

    각시붓꽃 2010년 5월 2일 발레를 연습하는 소녀_Tautou 이 음악의 출처는 [Tautou의 True Event Workshop]이며, 상업적 사용은 저작자(qewrss@naver.com)와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모처럼 미니 디카를 들고 산을 오르...
    By정소슬 Views2232
    Read More
  5. 17
    Apr 2010
    14:15

    일등병 아들 면박

    일등병 아들 면박(1박2일) 2010년 3월 26일-29일 울산역 앞 23시28분 울산발 청량리행 밤열차를 기다리며. 야경은 이런 몽롱한 풍경이 있어 좋다. 05시 21분 양평에 도착 여관을 잡아놓고 벌써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 ...
    By정소슬 Views2697
    Read More
  6. 17
    Apr 2010
    14:14

    이등병 아들 면회

    이등병 아들 면회 2009년 12월 19일-21일 8월 말에 입대했으니 넉 달만에 아들을 보러 가는 길이다. 무궁화호 1622호 청량리행 저 열차다. 얼마만의 기차 여행인가, 까마득하다. 추운 날씨에 둘 모두 완전무장을 했다 ...
    By정소슬 Views3520
    Read More
  7. 21
    Mar 2010
    14:32

    감자

    감자 2010년 2월 25일 아내가 화들짝 놀라 뛰어나오길래 가 봤더니 뒷 베란다에 두었던 감자가 반란을 일으켰다. 아고, 이놈들 어쩌나? 멀뚱히 보고 있자니 아내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나는 지엄한 명을 받잡아 이들의 목을 싹둑싹둑 참하...
    By정소슬 Views2333
    Read More
  8. 21
    Mar 2010
    14:30

    쑥 2010년 2월 21일 외로운 아침_박세준(일산학생) 이 음악의 출처는 [공개음악 프로젝트]이며, 상업적 사용은 저작자(sejun3000@nate.com)와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1주일 전 뜯은 쑥으로 봄맛을 살짝 본 아내 드디어, 나를 끌고 본격적으로 ...
    By정소슬 Views2179
    Read More
  9. 21
    Mar 2010
    14:28

    봄이 오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2010년 2월 15일 08.7.21_심태한 이 음악의 출처는 [공개음악 프로젝트]이며, 상업적 사용은 저작자(acoustic_lov@naver.com)와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겨울에도 시들지 않던... 그래서 참 예뻐 보인다. 촉이 부풀고 있다. 다가가...
    By정소슬 Views2227
    Read More
  10. 21
    Mar 2010
    14:27

    내 고향 망성리

    내 고향 망성리 2010년 1월 29일 슬픔으로의 여행(경음악)_K.회리 이 음악의 출처는 [공개음악 프로젝트]이며, 상업적 사용은 저작자(k_hoery@naver.com)와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수년 전만해도 마을 입구에는 "별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동네"...
    By정소슬 Views207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본 홈페이지는 XE 엔진sketchbook5 layout & board로 제작되었으며, 모니터 사이즈 1280x800 이상이면 무난히 볼 수가 있습니다.
Copyright ©2000 정소슬 All Rights Reserved. RSS
E-mail : moreunduk@hanmail.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